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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노믹스/e스포츠칼럼

안심 할 수 있는 조직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2020. 9. 25.

보통 팀워크가 좋고 친밀도가 높은 팀이 더 효율적이고 업무를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연구결과를 보면 예상 외의 결과를 발견 할 수 있다. 팀워크가 좋은 팀이 오히려 그렇지 않은 팀에 비해 오히려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들의 상관관계는 통계적 의미가 있는 수준이었다.

 

 

정말 팀워크가 좋은데도 불구하고 더 많은 실수가 발생한 원인이 무엇인지도 함께 공개 되었다. 답은 확실했다. 그리고 그 답은 아주 긍정적인 방향이고 모든 산업에서 모범사례가 되기에도 충분했다. 바로 팀워크가 좋을수록 분위기가 개방적이고 경직되어 있지 않아서 실수를 보고하고 논의하는 일 자체가 활발 했던 것이다. e스포츠 산업뿐 아니라 모든 산업이 가야 할 올바른 길이다.

 

 

인간의 힘만으로 가능할지도 모른다 .  하지만 조직화 된 힘이 더해지면 더 강해질 수 있다 .

 

 

결과는 이렇다. 잘못이나 실수를 저질러도 보고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수치상으로 보여지는 부정적인 부분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는 착시현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 연구가 진행된 인원들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설문이 진행되었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기꺼이 보고 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결과는 앞에서 언급한 상관관계 및 통계자료의 결과와 일맥상통했다고 한다.

 

 

팀워크가 좋은 팀은 각종 문제와 위험성에 대하여 거리낌 없이 소통과 토론이 이루어 졌으며 여러 부분의 실수를 찾아 개선하고 방지할 방법에 대해서도 빈번하고 자연스럽게 논의가 이루어졌다. 반면 그렇지 않은 팀은 실수를 알면서도 숨기고 개선이나 후속조치에 관련된 사후 대처가 미진한 상황으로 발전해 장기적으로 업무에 큰 지장을 초례 하게 되는 과정이 나타났다.

 

 

이런 현상의 원인을 무엇으로 봐야 할까? 대부분 그냥 단순하게 심리적 안정감 이라는 6글자로 치부하고 넘어간다. 하지만 심리적 안정감을 모든 동료에게 심어주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믿음과 신뢰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업무에 대한 매뉴얼과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한 시스템과 절차가 깔려있어야 한다. 하지만 난이도가 높은 부분은 매뉴얼과 프로세스가 너무 과하면 안 되는 부분이다.

 

 

매뉴얼이 만능은 아니지만 매뉴얼이 없다면 모든 것에 질문이 필요하다 .

 

 

하버드 경영대학원 종신교수인 에이미 에드먼슨은 업무와 관련된 심리적 안정감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벌을 받거나 보복 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조직 환경하지만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이와 같은 심리적 안정감 조차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참신하고 합리적 의견에 대한 보상까지 필요하다.

 

 

심리적 안정감의 단계를 넘어 자신의 업무와 성과에 대하여 투명하고 보상까지 받게 된다면 안정의 단계를 넘어 개인의 자발적 학습까지 유도 할 수 있다. 동시에 앞에서 필요하다고 이야기한 매뉴얼과 프로세스 부분에 있어서도 이런 모든 체계를 명문화 하고 개선되는 경우마다 꾸준하게 업데이트와 공유함은 물론 왜 이렇게 되었는지 까지 자연스럽게 납득시켜 나가게 된다.

 

 

단순하게 평화로운 조직이 아니라 모두가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주인의식을 발휘하며 모두의 성과가 투명하게 공유되고 그에 따른 합리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조직에 내제화 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예측 불허의 세계 한가운데 있는 e스포츠 선수들과 SNS운영 한번으로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요즘 시대의 구단 프론트는 더욱 그래야만 한다.

 

 

앞에서 언급한 형태의 시스템이 구축되고 그것을 차근차근 유지해 나갈 수 만 있다면 조직에는 자연스럽게 학습하는 문화가 심어지고 이는 혁신으로 이어지며 결국은 무조건 성장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누군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이런 복잡하게 느껴지고 효과 없어 보이는 작은 조치가 쌓여야 하는 이유는 조직의 역량을 결정하는 것이 결국은 인재이기 때문이다.

 

 

바른 길이 가장 빠른 길이며, 지속 가능한 유일한 방법이다.  

 

 

안심 할 수 있는 조직과 시스템이 구축되면 그 다음부터는 모든 것이 명료해진다. 바로 성과를 올리는 것이다. e스포츠 게임단의 성과는 단순하게 우승과 성적으로 치부 될 수도 있으나 결국 지속 가능한 구단과 팀을 영구하게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승패의 결과에도 흔들리지 않는 프론트의 비즈니스모델과 최악의 경우 전패까지 생각한 대비가 철저하게 필요하다.

 

 

하지만 보통은 조직을 다 만들고 심리적으로 안전해진 다음에 일을 시작하는 경우는 불가능하다. 모든 부분이 병렬로 진행되기 때문이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유로 인하여 안심 할 수 있는 조직의 구축에는 신경 쓰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 하지만 조직과 개인이 함께 노력하면 이 부분도 확실하게 극복이 가능하다. 왜냐면 모든 성과를 올리는 방법은 습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의 가벼운 태도 하나 배려하지 않은 말 한마디가 누구도 모르는 사이에 조직의 유기적 움직임을 해치고 서서히 모두의 신뢰에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먼저 인지하고 배려와 역지사지를 생활화 해야 한다. 오버한다고 생각할 정도의 과도한 공감능력은 모든 부분에서 안전장치가 될 것이다. 그리고 경영진은 이런 모든 과정에 있어 확실한 목적을 모두에게 공유해야 한다.

 

 

조직이나 개인모두 항상 목적을 갖지 않으면 결국 혼란에 빠지거나 부패하고 파괴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여기서의 목적 공유도 어려운 부분이다. 이상이 높으면 현실감이 없다고 포기하게 될 것이고 너무 눈앞의 목적만 강조하면 미래가 보이지 않아 사라지는 직원들이 하나하나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과 이상의 균형을 맞춰 모두를 사명감과 자존감을 가지고 일하게 해야 한다.

 

 

인간이 조직을 성장시키지만 조직도 인간을 성장 시킬 수 있다 .

 

 

그리고 조직이나 개인에게 부여할 가치가 없다면 시급하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만들어 공유하고 창조 된 가치도 수시로 확인 보강해 나가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지는 인재육성은 인간의 존재 한계인 죽음을 뛰어넘는 수단이 된다. 직원들의 세대가 거듭되어도 결국은 조직과 시스템 그리고 개인이 어우러져 누구라도 성과를 올리는 것을 습득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조직의 업무 프로세스를 강화를 위한 기본 전략은 대표적으로 3가지 형태가 있다. 먼저 퍼스널 시스템이다. 반복되는 문제점이 노출 될 때 임기응변 해결 보다는 시스템을 보완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문제는 혼내고 채근할 요소가 없음에도 발생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결을 위해 프로세스가 지나치게 복잡해 지면 역효과가 초래된다. 개선이 이루어져도 단순해야 한다.

 

 

두 번째는 업무에 대한 훈련이다.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절차만 중요시 하게 되면 맹목적이 되어 버리고 지식이 있어도 훈련을 통한 경험이 없다면 쓸모가 없어진다. 모든 업무를 훈련을 통해 습관화 되어야 한다. 그리고 항상 새로운 모델에 도전해야 하는 e스포츠 구단 프론트는 새로운 도전 과정을 습관화 해야 한다. 그리고 작은 성과라도 쌓아 나가게 되면 성과가 습관이 될 수 있다.

 

 

마지막 새 번째는 실용성이다. 쓸모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이론을 넘어 실천이 가능해야 하며, 실행 방법과 적용과정 자체가 구체적이어야 한다. 실행을 통해 지속 가능한 구단 시스템이 현실화된다. 프로세스 위에 훈련을 통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과를 실용적으로 누적해 나가는 것이다. 가장 힘든 부분은 이 과정이 모두 병렬진행 되어 한다는 것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다는 생각자체가 이미 오류다. 증명과 검증을 동반한 훈련만이 발전을 불러온다.  

 

 

e스포츠는 산업만 젊은 것이 아니다. 관계자 대부분이 젊다. 이런 산업 일수록 모두가 나서 더욱 시스템과 환경을 올바르게 구축하고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이루어낸 시스템을 적절히 공유하여 산업 전체를 체계적으로 키울 수 있게 나서는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노하우가 공유되어 발전할 대한민국의 e스포츠 산업의 찬란한 미래를 기대해 본다.

 

 

 

관리의 실패는 언제라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방향을 잘못 선정한 전략의 실패는

회사를 망하게 할 수도 있다.

「이건희」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석주원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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