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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노믹스/e스포츠칼럼

부동산 역세권과 e스포츠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2020. 6. 19.

저번 주 칼럼을 통해 앨빈 토플러 스토리를 바탕으로 거시적 관점에서 e스포츠를 이야기 했다. 이번 주는 피부에 와 닫는 미시적 사례를 바탕으로 e스포츠의 가능성과 왜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산업에서 독점이 필요한지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그 중에서 다들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고민하다 모두가 이용하는 역세권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보았다.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무형의 자원 중 가장 비싼 자원은 관심이다. 부동산 분야에서 대부분 아니 모든 성인이 자신이 살거나 일하는 지역의 역세권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쉽게 공감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역세권 안의 공급은 한정되어 있지만 수요는 많기에 가격이 올라가는 이치도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역세권은 왜 수요가 많을까? 일반적으로 해당 역에서 걸어서 5~10분 거리에 있는 지역을 역세권으로 정의한다. 물론 강남처럼 역간 거리가 600~700M처럼 짧은 지역부터 오히려 지하철 역이 들어오지 않게 해달라는 종로구 평창동까지 가지각색이지만 대부분은 편리한 생활권이 형성되고 삶이 윤택해지는 효과가 다양하기에 공사기간의 고생을 감내하더라도 역이 들어오기를 원한다.

 

그리고 역세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점들이 들어오게 되며 2~5개 환승 가능 노선이 많을수록 더 높은 값을 받는 것은 기본이고 관심을 받게 되는 경우도 많다. 매년 전세계 스타벅스 매장 숫자가 서울이 전세계 1~2위를 넘나드는 이유로 봐도 될 것이다. 실 이용자를 넘어 단순 유동인구의 숫자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더 역세권으로 모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제 게임을 바탕으로 이야기해보자. 모든 사람들은 재미라는 열차를 탄다. 재미는 어디에나 있고 각 개인은 관심이라는 무형의 제화를 지불하고 재미를 획득한다. 우리는 스팀, 오리진, 에픽 게임즈 스토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 배틀넷 등 샐 수도 없는 무수히 많은 게임 역세권을 이용하고 있고 그 중에는 요즘 인구가 가장 많은 구글플레이와 애플앱스토어도 있다.

 

각 개발사는 역사내부와 주변에 무수한 광고판과 상품들을 진열하고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실제의 지하철과 다르게 게임의 재미는 너무나도 다양하고 종목도 많기 때문에 유튜브, 트위치, 페이스북, 인스타, 트위터 인플루언서의 다양한 환승 버스도 같이 운영하고 더 많은 재미를 보여주고 알리기 위해 24시간 쉬지 않고 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사건사고가 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국내 기준으로 각종 선정적인 광고는 기본이고 홍보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다양한 게임들은 유저의 불신을 야기시키고 이미 크지만 더 커질 수 있는 시장에 적신호를 불러왔다. 대다수의 게임들이 양산형 소리는 들어도 일정 퀄리티 이상의 결과물은 유지해 왔는데 이제는 그 부분에서 위기 신호가 오고 있는 것이다.

 

당장 안전하다고 이런 신호들을 무시하면 나중에 모두에게 돌이 킬 수 없는 피해가 오게 될 것이다. 다행이 정부가 나서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며 이런 문제들은 중국계 회사들에 한정되게 되었다. 다시 한번 나오는 탈 중국 이슈지만 결국은 이런 사태를 조기에 진압하지 못하면 언제 다시 아타리 쇼크가 올지 모른다. 그리고 과거와 다르게 세상에 게임 이외의 즐길 거리도 많아졌다.

 

 

그렇다면 답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e스포츠다.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 나와도 오랫동안의 서비스가 보장되지 못하면 모든 피해는 유저들에게 돌아간다. 그리고 중국 회사들을 바탕으로 그런 피해 사례가 너무 많이 생겨왔다. 하지만 e스포츠화에 성공한 게임들은 다르다. 재미와 절차의 검증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회사들은 감히 덤비지도 않는다.

 

개발 과정에서의 노력도 중요하다. 처음부터 e스포츠만을 생각하고 만들면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e스포츠에 대한 고려와 관람 편의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만들게 된다면 말 그대로 엄청나게 재미있고 혁신적인 게임을 만들었다 할지라도 스스로 확장성을 포기한 결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스포츠는 방송에 나와서 대회가 운영돼서 성장한 산업이 아니다.

 

엄밀하게 따지면 개발자가 혼을 담아 만든 게임에 감동한 유저들이 모이고 모여서 생겨난 관심산업이다. 유저들은 언제든지 먼지처럼 사라질 수 있다. 무한의 감동을 줄 수 없다면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 대한 항상성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혁신이 필요하다. e스포츠로 살아남은 게임들에 대한 과실이 새로운 신작으로 조달 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관계도 없던 누군가에게 한번에 몰아주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체계와 절차를 만들어 선 순환 구조를 안착시켜야 한다. 구글과 유니티 등 여러 스토어에서 이런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 부족하다.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이 필요하다. 개발사의 규모에 맞는 체계적인 솔루션과 그것이 반영된 스토어 그리고 그 모든 부분을 아우를 수 있는 신개념 e스포츠 플랫폼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든 분야에는 반전이 있다. 항상 레드오션으로 바라보던 시장에 오히려 기회가 있고, 모두가 블루오션이라고 말하는 시장에 이미 먹을게 없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모두 독점이 나쁘다고 하지만 결국은 독점이 생겨야 경쟁이 생긴다. 누군가 경쟁 없는 독점을 통해 최초에는 시장을 선점하고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경쟁은 그 다음이다. 지금 e스포츠의 여러 분야가 그런 상황이다.

 

독점도 경쟁도 없는 분야가 널려있다. 아직 선점했다고 할만한 무언가가 다양하게 일어나지 못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유일하게 선점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게임스트리밍 분야다. 유튜브 트위치등 온라인 방송 플랫폼을 기반으로 말 그대로 각 게임이나 컨텐츠를 독과점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는 반짝은 해도 오래 갈 수 없다. 역세권과 차별화 되는 포인트다.

 

우리가 어렸을 때 보았던 지하철 역들은 모두 그 자리에 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버스는 명칭과 디자인 정거장의 위치를 비롯해 운행 노선까지 초기 그대로 남아있는 부분이 단 하나도 없다. 하다못해 버스 번호라도 변경되었다. 여러 스트리머들은 결국 역세권에 역사들이 지어지기 전까지의 버스노선과 같다. 역과 역을 이어는 줄 수는 있지만 시대의 무게를 버틸 수 없다.

 

e스포츠를 기반으로 거대한 환승역이 필요하다. 개발사, 스트리머, 온오프라인 대회 운명 및 굿즈와 게이밍 용품, 가구를 넘어 스포츠 토토 형태의 기금조성 체계까지 앞에서 언급한 여러 스토어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e스포츠만의 거대한 환승역 역할을 할 수 있는 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시장에 흩어져 있는 여러 파편을 모아 완전체가 되어야 한다.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 24시간으로 정해져 있고 각 개인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관심이라는 자원은 아주 비싸다. 그리고 그 관심들이 하나 둘 모여 성장해 간다면 그것이 바로 거대한 비즈니스의 시작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비를 가볍게 여기지만 모든 소비의 시작과 끝에 관심이 있음을 제대로 인지해야 한다. e스포츠는 계속 관심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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