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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노믹스/이슈분석

MCN과 e스포츠 그리고 농심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2020. 6. 20.

농심의 e스포츠 도전이 화제다. 내년 LCK 프렌차이즈 리그 참가 시 완전 인수라는 조건이 있기는 하지만 정상적인 수순으로 진행된다면 크게 문제는 없어 보이는 과정이다. 농심도 우여곡절이 많은 기업이지만 그래도 시작하면 책임은 잘지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는 있는 회사이다. 1999년부터 농심이 주도하여 시작된 한중일 기사들을 위한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자전은 아직도 운영 중이다

 

농심은 신라면배 바둑대회를 통해 20년동안 중국 매출이 40배가 증가했으며 유튜브등의 다양한 인터넷 매체를 비롯해 다양한 최신 문화 및 스포츠를 활용한 마케팅의 가성비를 예측하여 정확하게 측정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의 모습을 보여줘 왔다. 단순하게 여기까지면 뭐야 당연한 거 아냐? 할 수 있지만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을 대상으로 진행해 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런 농심이 e스포츠에 본격적으로 첫발을 들였다. e스포츠의 국경과 지역을 넘어서는 관심과 인기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도전과 젊은 층에 대한 소통 강화 차원이라고도 밝혔지만 전세계적 코로나 상황에서 가장 가성비가 좋은 수단이라는 부분도 분명하게 있을 것이다. 추가적으로 국내에서 오뚜기와 착한 기업 이미지 대결을 정면으로 펼치기 쉽지 않은 부분도 작동했을 것이다.

 

오뚜기와 이미지 대결을 펼쳐 승패를 가린다 해도 긍정적 효과는 적으며 가족 관계 기업으로 분류되는 롯데와의 분쟁역사는 많은 대중들이 아는 사실이다. 각종 SNS로 유튜브 광고부터 비의 노래 깡을 활용한 새우깡 광고도 이어나가고 있지만 국산 새우로만 만들던 새우깡이 어느 순간 서해 환경오염을 이유로 100% 미국산을 쓰는 부분 등 잠재적 원망들이 쌓여있다.

 

서해 바다 오염을 이슈로 들고 나왔던 새우깡 원재료 사태는 군산 전체 꽃새우 생산량의 60~70%를 소화하던 와중에 철수하게 되어 지역의 원망도 컸던 사건이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원가 절감을 위한 경영활동인 만큼 이런 부분은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넘어가 줄 필요가 있다. 이런 정확한 계산과 안정적 운영으로 사업을 전개해온 농심이 e스포츠를 선택한 것이다.

 

요즘 뜨는 e스포츠 관계 회사들을 보면 하나의 큰 공통점이 있다. 젠지부터 빅픽쳐, 스틸에잇까지 모두 방법과 형태는 다르지만 e스포츠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e스포츠 아카데미의 운영이 뜬금 없어 보일 수 있지만 e스포츠 산업의 미래가 결정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단적으로 MCN 산업이 모든 것을 집어 삼킬 기세로 날아 올랐으나 지금은 이카루스가 되었다.

 

출처 : 국민일보

높이 날았지만 떨어지는 충격까지는 생각하지 않은듯한 결과가 MCN 산업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샌드박스와 같이 아직은 좀더 다양한 산업에 도전중인 경우는 지켜봐야겠지만 전반적으로 모두 박살이나 있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e스포츠와 MCN산업은 외형적으로는 굉장히 유사성이 많은 산업이다. 관심을 중심으로 재미가 거래되며 제작자의 열정으로 생산이 이루어진다.

 

위에서 언급한 상황은 국내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그렇다. 2017년 이후 미디어 환경의 급변은 MCN의 트렌드를 가속화 시켰다. 하지만 광고중심의 수익모델은 독이 되었다. 과열경쟁으로 수익분배도 10:0, 9:1등 말도 안 되는 계약들이 이루어지며 무의미한 매출들을 가진 업체들이 속출했다. 광고를 제외하면 일부 PPL 수익 말고는 부가 사업 모델 연계가 쉽지 않은 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생태계가 구축되지 못한 것을 최대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MCN은 무너져 가는데 e스포츠는 MCN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더 장기간 동안 느리지만 뚜벅뚜벅 앞으로 전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바로 육성 시스템에서 찾아야 한다. e스포츠는 궁극적으로 스포츠를 기반하여 산업이 태동되고 성장되기 시작했다. 공정, 규칙, 경쟁 기반이다.

 

e스포츠의 위기가 오고 인기가 시들해 졌을 때를 기억해 보자. 승부를 조작하고 게임을 운영하는 개발사가 갑질을 하고 이런 특수한 경우에만 위기가 왔다. 그리고 이제 모두가 학습되어 그런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기 위해 모든 관계자가 노력하고 있다. 당장 오늘 라이엇게임즈가 발표한 승부조작 신고 및 포상제도 도입만 봐도 그렇다.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알아가고 있는 것이다.

 

 

MCN은 산업 특징상 불가피하게 일탈의 유혹이 있다. 여기서의 일탈은 컨텐츠의 일탈이다. 문제는 성인만을 위한 산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여러 크리에이터는 무슨 일을 일으킬지 통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e스포츠는 다르다 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관계자도 정해진 규칙으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그리고 당장 고령 크리에이터가 되면 살길이 막막해진다는 현실도 문제다. e스포츠도 동일한 문제가 제기 될 수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이미 준비 중이다. 아까 언급한 아카데미 시스템이 그것이다. 우선 어려서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선수들은 올바른 방향으로 멘탈을 관리해 나가는 방법을 습득한다. 그리고 프로생활을 거쳐 다시 육성하는 코치나 관계 종사자가 된다.

 

위의 육성하는 코치나 종사자가 되는 부분은 지금 상황이고 앞으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프로에 도전하고 결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면 아카데미를 통해 다양한 진로로 확장이 가능해 지리라 생각 된다. 기존 올림픽 종목들은 연계성이 없었다. 선수 들도 은퇴하면 해당 종목과 자신의 운명을 함께 했다. 하지만 e스포츠는 다르다. 게임은 계속 나오고 제작과정과 새로운 리그가 발생한다.

 

말 그대로 어려서부터 게임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인생이 마지막 순간까지 행복하게 관계 업종에서 원한다면 인생의 모든 부분을 보낼 수 있는 인류가 도구를 쓰고 불을 발견한 이래로 최고의 상생산업이 탄생한 것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넘어서 요람에서 게임이 좋았으면 무덤까지 게임과 e스포츠 관계 직종에 종사 할 수 있는 시스템과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그게 뭐가 그렇게 큰 의미냐고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전세계적으로 한참 진행되고 있는 양극화와 선진국을 중심으로 심화되고 있는 인구절벽상황에서 인류에게 새로운 답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초등 중등 고등 교육 후 대학교에 가는 시스템이 진화한 형태로 아카데미 과정 후 프로과정 개발자과정 운영과정 OSMU과정 및 다양한 확산 산업으로 인생을 책임지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한다. 무엇이 뜨고 무엇이 사라질지 항상 두려움에 떨면서 살아간다. 대를 이어 이런 불안한 환경을 물려줄 수 없다. 우리 아이들이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우리 어른들이 더 좋은 선택지를 준비해 줘야 한다. 그리고 그런 선택지와 노력들이 모여서 우리가 그리고 세계가 더 풍족하고 평화롭고 공정하며 자유로워 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스포츠가 그런 세상을 만드는데 아주 큰 축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다. 아무도 해내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환경보호와 비즈니스의 결합을 성공시킨 Patagonia 사례도 있다. 불가능은 없다. 도전하면 길이 열린다. 우리가 그랬듯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은 지금보다 더 좋아 진 세상에서 살아가야만 한다. Patagonia CEO 로즈 마라키오의 말로 이번 이슈 분석을 마친다.

 

나는 매 분기 일어나는 일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다. 대신 직원 자녀들의 눈을 보면서 이 아이의 일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라는 물음을 던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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