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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노믹스/e스포츠칼럼

e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한 추상전략게임의 필요성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2021. 2. 13.

모두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자동차, 은행, 식품, 인터넷부터 패션까지 모든 산업이 e스포츠를 통한 전세계 MZ세대 및 젊은 층에 대한 효율적이고 즉각적인 마케팅 효과를 얻기 위한 파상공세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넥슨의 카트라이더라는 종목을 통해, 기아는 담원이라는 구단을 통해 국민, 하나, 우리, 신한 은행부터 농심, 팔도 그리고 카카오까지 누구나 알만한 기업들이 분전 중이다.

 

하지만 이런 시점에도 누군가는 반드시 뒤를 돌아보고 좀더 다양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이야기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PC와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는 젊은 세대들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이런 젊은 세대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아니 오히려 구매력에 있어서는 오히려 그것을 뛰어넘는 중장년층 전체를 궁극적으로 e스포츠의 팬덤으로 만들어 나가야만 한다.

 

이는 허황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근시안적인 관심과 투자를 넘어 정말 길게 보고 할 수 있는 e스포츠 종목의 구성에 있어 진정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는 전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중심에 있고 공격적인 투자를 받고 있는 MZ세대를 비롯한 젊은 층도 결국은 시간이 흐르고 나면 결국 중장년층이 될 것이고 지금의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해 봐야만 한다.

 

중장년층을 비롯한 노인인구의 증가가 피부로 와 닫지 않을 수 있지만 이미 통계자료는 서서히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2018년 만 65세 이상의 병원비는 이미 318235억을 돌파하고 전체 병원비의 40.8%를 차지했으며, 2019년에는 358247억원으로 41%를 차지했다. e스포츠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반문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르신들 대다수가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인간다운 삶에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즐길 거리와 컨텐츠에 있어서 만큼은 부족하다고 확신한다. 의학의 발전과 영양보급 등 의식주의 최저점은 많은 부분 향상되었다. 하지만 1970년부터 시작된 평생교육 운동과 노인교육체계는 50년이 지난 지금도 제자리 걸음이다. 그런 상황에서 여가문화를 비롯한 게임 환경은 더더욱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문화생활은 트로트 열풍만이 보일 뿐이다.

 

대한민국은 2018년 고령사회로 진입했으며, 5년 뒤인 2026년 이면 전체인구의 20% 65세를 넘기게 되는 초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초고령 사회의 준비강령에는 항상 두 가지 큰 권장 사항이 있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절약하라는 것과 사회와 단절되지 않도록 노력해서 사회적 관계를 이어가면 외로움에 대처하라는 내용이다. e스포츠 실버 리그는 어떨까 생각해 봤지만 쉽지 않다.

 

쉽지 않은 이유로 어르신들의 신체적 능력의 한계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우선적으로 어르신들이 할 수 있는 종목 자체가 없다는 부분이 클 것이다. 70~80년 출생한 사람들 중 유년시절 기억에 할아버지 할머니와 장기나 바둑을 두거나 함께 고스톱을 쳐드린 기억이 있지 않은가? 하다 못해 가족이 모여 윷놀이를 해본 기억이라도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새로운 종목을 만들어야 한다.

 

과거 이런 시도가 없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의도와 목적이야 다른 부분도 있겠지만 결국은 위와 같은 문제의 해도에 대한 시도로 생각하는 게임이 있다. 바로 바투다. 바투는 과거 온게임넷이 운영하던 온미디어의 자회사에서 만들어낸 바둑기반 전략 보드게임으로 바둑의 19X19판을 11X11판으로 줄이고 중국룰 적용 및 히든/스캔 시스템을 접목하여 서비스가 진행됐던 게임이다.

 

한때는 스타리그의 스폰서를 하기도 했으며 특허청에 특허도 등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삼성과 마이크로소프트도 엮여 있는데 스마트폰의 초기모델인 옴니아에 바투를 보급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IPTV용까지 개발을 시도했다고 한다. 2009년에는 15천 만원의 상금을 걸고 월드 바투리그도 진행 되었다. 온게임넷 중계 및 여러 시도를 했지만 결국 흥행에 실패하고 서비스가 종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의미 없는 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에 지금 없다고 해서 필요 없는 것이 아닌 것이 확실하며, 어디선가 지금 이순간에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 나 말고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추상전략게임은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바둑, 장기, 체스, 오목 등 우연이나 숨겨진 정보가 없는 형태의 남녀노소 누구나 룰만 배우면 할 수 있는 게임이다.

 

리그오브레전드도 추상전략게임의 형태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모든 유저에게 챔피언의 정보가 오픈 되어 있으며 기본 규칙이 일정하고, 바둑이나 장기와 같이 게임의 진행에 따라 수 많은 경우의 수가 생기기 때문이다. 차이는 같은 상황에서도 반응과 판단에 필요한 속도가 더 빨라야 한다는 부분인대, 이 부분만 보강하면 재미가 유지되면 고령에도 즐길 종목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새로운 종목과 형태에 대하여 준비중인 답이 있다. 하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아서 추후 정리가 되면 그 부분에 대한 별도의 글을 업로드 해 나갈 예정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나 할아버지에게 장기나 바둑을 배운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통된 하나의 게임에 대해 수십 년의 나이차가 나는 아버지, 할아버지와 함께 게임을 하는 경험.

 

그 경험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지금 내가 주장하는 게임이 주고자 하는 재미와 감동을 동의까지는 못하겠지만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고령화보다 미래의 고령화는 더 튼튼하게 근본적으로 준비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요소의 준비가 더 세심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미래의 고령사회는 더 큰 단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게임이 앞으로 발전이 확실한 VR AR의 여러 요소들과 합리적으로 결합되고 거동이 불편하거나, 보고 듣고 말 할 수만 있는 여러 상황의 고통스러운 분들을 위한 음성인식 기술 및 AI가 결합 된 형태의 새로운 조작 체계를 통해 연령과 건강 상태에 상관없이 더 많은 게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됨으로써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작은 반응속도가 아닌 전략 기반의 턴 단위로 진행 되도 뇌지컬로 싸우는 종목을 구축하고 시간이 흘러 기술이 받쳐주는 시점에는 눈빛과 음성으로 조작하고 플레이 가능한 깊이 있는 다양한 게임들이 등장해서 모든 사람의 여가 활동에서의 게임의 입지를 크게 다지고, 더 다양한 연령과 조건의 사람들이 생활형 e스포츠를 넘어 새로운 형태의 도전을 해나갈 수 있다면 완벽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 거의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는 e스포츠 관련 교육과 게임 개발 관련 교육의 연계가 선행 되어야 한다. 아직도 일부 개발자는 e스포츠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있는 경우도 있으며, e스포츠의 관계자들도 종목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는 경우가 보이기 때문이다. 개발자는 e스포츠를 생각하고 e스포츠 관계자들도 새로운 종목의 개발을 연구하구는 세상을 꿈꿔본다.

 

미래의 제국은 정신의 제국일 것이다.

「 윈스턴 처칠 」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석주원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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