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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노믹스/e스포츠칼럼

e스포츠에 필요한 스타트업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2020. 12. 25.

 

 

코로나가 세상을 바꿔놨다. 매년 출간되는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의 2021년 버전에서 가장 앞부분에 있는 이야기도 브이노믹스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브이노믹스의 꽃은 재택근무다. 그리고 해외에는 국내에서는 아직 찾아보기 힘든 재택을 위한 스타트업들의 제품들이 마치 줌이 성공한 것과 같이 서서히 알려지고 늘어나고 있다. 사례를 들면서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변화의 사례 중 첫 번째로 펠로톤(www.onepeloton.com)을 예로 들고자 한다. 헬스장 이용이 힘들어 지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홈 트레이닝이 강요되고 있다. 하지만 맨몸 운동의 한계가 있기에 심심하지 않게 러닝머신을 하게 해주는 서비스가 펠로톤이다. 280만원부터 520만원까지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2020년 들어 판매량이 두 배가 되었다고 한다. 피트니스계의 애플로 불린다.

 

 

앞에서 언급한 기계만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월 단위 48,000원 정도하는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도 함께 사용해야 한다. 피트니스 산업에서는 선구자적으로 먼저 도입했다. 같이 수업을 듣는 사람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형태로 혼자하고 있는 운동을 함께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쟁도 유도가 된다. 수다도 떨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든다.

 

 

앞에 서비스가 너무 비싸니 이제 좀더 싼 서비스를 찾아보자. 펠로톤과 유사하지만 비용이 적고 장비도 스마트폰이면 충분한 서비스가 바로 오닉스(www.onyx.fit). 펠로톤이 참여의 갈증을 해소해 준다면 오닉스는 개인 PT를 해결한다. 스마트 폰 카메라를 설치하고 운동을 하면 사용자의 자세를 보면서 실시간 음성을 통해 교정을 해준다. 연 단위 구독료가 72,000원 유료로 구성된다.

 

 

연간 72,000원이면 11로 운동하고 싶은 욕구를 인공지능 트레이너가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어플리케이션 평가도 유료임에도 불구하고 4.9라는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까지 읽고 나면 떠오르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런 어플리케이션들이 e스포츠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생각이 날수도 있다. 하지만 한 단계만 더 들어가면 모두 e스포츠의 혁신에 응용이 가능하다.

 

 

앞의 두 가지 사례를 통해 혁신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한가지 사례만 더 살펴보고 가자. 이번 사례의 종류는 데이트 상대를 쉽게 만나기 위한 서비스인 틴더(www.tinder.com). 틴더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진행방법이 아주 간단하다. 좋으면 오른쪽, 싫으면 왼쪽만 기억하면 된다. 틴더는 190여개 국가에서 매일 20억 회의 프로필 조회가 발생한다. 아마도 지금은 이 숫자가 더 커졌을 것이다. 코로나 이전의 조사 결과니 말이다. 수익모델의 핵심은 역시 구독이다.

 

 

틴더는 2019년 게임 카테고리를 제외하고 가장 돈을 많이 번 어플리케이션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틴더와 같은 형태의 게임파트너를 찾는 어플리케이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틴더 이야기를 꺼냈다. 유저들이 각자가 플레이 하는 게임들에 대한 정보를 종목과 그 종목 안에서의 자신의 실력을 표기하는 형태로 노출하고 같이 게임 하는 파트너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고수들은 당연히 하수들하고 게임 하는 것이 싫을 수 있지만 이 부분은 업체에서 수익의 일정부분을 공유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게임을 즐기는 고수들에게 메리트를 부여하면 된다. 그리고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가면 해당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오닉스와 같이 게임자세와 플레이 방법을 교정시켜 주는 기능을 하고 수많은 게임의 고수들이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특정 게임이 좋은데 처음 시작하기 부담스럽거나, 같이 할 사람을 찾기 힘든 사람들은 최소한의 시간과 노력으로 같이 게임하고 자신을 가이드 해줄 사람을 찾을 수 있고 게임을 잘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노력에 따라 확실하게 공인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물론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유저들과의 형평성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는 제야의 고수부터 추후 은퇴 프로게이머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형태의 서비스는 종목 개발사에서도 좋아하게 될 것이다. 기성 종목이 아닌 신규 종목이라면 활용의 방법과 형태에 따라 이런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더 빠르게 안정화되고 붐 업을 이룰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사람이 많이 필요한 게임은 펠로톤 모델로 가면 된다.

 


궁극적으로 게임이 스포츠와 같은 형태로 고착화 되기 시작하면 결국은 사람들이 운동을 위해 헬스장에 가고 특정 종목의 교습소에 가서 실력을 키우듯이 e스포츠도 홈 트레이닝부터 온라인트레이닝 PC방트레이닝 등 다양한 형태로 개인 교습의 형태가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개발사와 상생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온다면 큰 돈을 벌 것이다.

 

 

종목사는 앞에서 언급한 사례와 같은 새로운 신생 업체들과 뭔가 나누는 게 싫을 수도 있다. 마치 지금의 닌텐도가 e스포츠에 대해서 비호의적인 부분과 같이 말이다. 하지만 그런 경우라도 답은 찾아서 유저의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는 머신러닝을 활용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키드앱티브(www.kidaptive.com)형태로 접근하면 된다. 종목 사가 모든걸 독식해도 된다.

 

 

유저의 입장에서는 누가 다 가지고 가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더 재미를 주는지 누가 더 스트레스를 안 주는지가 더 중요할 것이다.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니 각자가 최선의 선택을 하면 된다. 키드앱티드는 학생을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해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수준을 도출하고 몰입하고 실력을 늘릴 수 있는 적절한 수준과 방법의 커리큘럼을 제시하여 대상을 공부하게 만든다.

 

 

게임도 똑같지 않은가? 마음은 잘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누군가가 있다. 시간과 돈을 적절하게 써서라도 게임을 잘하고 싶다. 근대 요즘 시국에서는 어디 오프라인 게임학원가서도 배울 수도 없고 집에서 혼자 게임을 하면 계속 지기만 한다. 나이를 들면 들수록 게임에 대한 고립 감은 더 커질 수 있다. 뭔가 핫 한 게임이 나오면 나도 하고 싶은데 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 언급한 형태의 게임과 e스포츠 기능을 가진 서비스들이 생기기 시작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게임 분야에서의 데이터의 분석이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더 활성화 될 것이며, 게임 콘텐츠 자체의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는 여러 데이터를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원하고 갈망하는 좋은 게임이 많이 나오고 e스포츠를 발전시키게 될 것이다.

 

 

키트앱티브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웅진씽크빅이 이미 464억원 투자한 상태다. 웅진씽크빅의 교육시스템에 키드앱티브의 기술 협력을 통해 학습자를 분석하고 교육에 활용되고 있다. 주어진 종목에서 결과를 내는 것도 e스포츠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재미있게 게임을 플레이 하는 방법을 만들어 주는 것도 큰 의미가 있고 시장의 밝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길일 것이다.

 

 

우리가 관찰하는 우주에는 그 근저에

어떤 계획도, 어떤 목적도, 어떤 선이나 악도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맹목적이고 무자비할 정도의 무관심만이 존재할 뿐이다.

「리처드 도킨스」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석주원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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