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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노믹스/e스포츠칼럼

e스포츠의 아비투스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2020. 12. 4.

아비투스란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 따라 내면화 된 성향의 체계로 인간의 행동을 생산하는 근원이 되며 행동자체의 일반적인 모습을 말한다. 타인과 나를 구별 짓는 취향, 습관, 기운과 같다고 할 수 있으며 보통은 자신이 자라온 사회문화적 환경의 영향을 받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부여되어 있다. 개인이 자라서 이루는 사회적 계층과 지위의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비투스의 개념을 산업적인 측면의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먼저 역사와 전통이 있는 자동차 산업 예를 들면 생산 수량만으로 평가 받던 지난 수십 년의 자동차 산업의 역사에 말 그대로 새로운 변곡점이 찾아 왔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내수 유지를 위해서는 연간 400만대는 유지되어야 자동차 산업이 유지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이 숫자는 두 배로 증가해야 한다.

 

 

단순하게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업계까지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2배로 생산 대수가 증가해야 하는 걸까? 필요 부품이 반으로 줄어서다. 이미 2019년 기준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395만대로 400만대의 벽은 2009년의 351만대에 이어 또다시 붕괴됐다. 물론 이는 산업의 고질병인 고비용, 저 효율을 비롯한 판매부진의 탓으로 생각 할 수도 있다.

 

 

블룸버그의 예상에 따르면 2025 850만대, 2030 2,600만대, 2040 5,400만대로 성장이 예상되는 엄청난 규모의 전기 자동차 시장이 생겼다. 그리고 이 시장이 생기면서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이 가지고 있는 아비투스로는 버틸 수 없는 새로운 적응이 필요한 시점이 온 것이다. 제조사는 전기차로 변화하고 진화해 나가면 된다. 하지만 부품 사는 더 큰 해법이 필요하다.

 

 

3만여개로 구성된 지금의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다르게 지금은 1만오천개 수준인 전기차가 앞으로는 더 고도화 되어 1만개 수준의 부품으로 부품수가 급감하는 것은 예측을 넘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편으로 왜 내연기관을 놔두고 전기나 수소로 페러다임이 넘어가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이 부분은 환경문제가 주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상 이 페러다임의 전환은 시대의 흐름 위에 있었지만 단 한 사람의 도전으로 인해 거대한 변곡점을 맞이한다. 바로 일론 머스크다. 그는 기본에서 출발 했다. 사람들이 전기차를 못생기고 느리고 골프 카트처럼 지루하다는 인식을 개선하겠다는 기능적인 목표를 새우고 그 위에 환경적인 문제에서의 지속 가능한 운송으로의 전환이 지금 당장 필요하단 대의를 인식시켰다.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최고치를 기록 중이며 이는 지구의 기온상승으로 이어지며 운송을 바꿔서 이 부분을 개선해 나가자는 것이다. 거기에 내연 자동차의 배기가스 문제도 있다. 1년에 미국에서만 53천명이 배기가스로 죽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저런 조치가 이루어 져도 화석연료로 전기와 수소가 추출되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의미가 적지만 감성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그 결과는 테슬라의 주가가 말해주고 있으며 니콜라가 허위로 밝혀진다 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은 테슬라를 바라보며, 중국 니오 자동차로 투자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과거 세계를 주름 잡던 도요타 쉐보레 GM 벤츠 같은 유수의 브렌드도 결과를 만들어 시장의 평가를 받겠지만 결국은 모두에게 전기자동차를 알리고 혁신하고 생활화 시킨 공은 일론머스크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자동차 산업의 혁신. 기존의 자동차 산업의 아비투스를 가진 유수의 기업들이 적응을 하기도전에 IT기업의 아비투스를 가진 일론머스크가 친환경이라는 단 하나의 테마로 페러다임을 변화 시킨 것 과 같은 효과가 지금의 e스포츠 시장에 불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크게 두가지 포인트에서 소리소문 없이 다가오고 있는데 하나는 코로나하나는 모바일 e스포츠.

 

 

먼저 코로나 요인은 업계에 주는 영향도 있지만 대중의 삶의 스팩트럼 안에 e스포츠를 밀어 넣는데 큰 공을 새웠다고 생각한다. 이는 한국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그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며 당장 대한민국의 공중파와 케이블에서도 e스포츠 관련 방송의 비중이 그 어느 해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동시에 미국에서만 이루어지던 프로리그의 e스포츠 테스트가 한국의 K리그에도 시작됐다.

 

 

모바일 e스포츠의 경우에는 카트라이더, 배틀그라운드, 리그오브레전드 3대장이 저변을 빠르게 넓혀 나가고 있으며 이번 지스타컵 대회에서는 카트라이더 대회가 모바일로 진행됐다. 이는 작은 변화로 보일지도 모르나 앞으로의 e스포츠 각종 대회에서 종목환경의 모바일화가 가속화되면 지금처럼 별도의 경기장이 없어도 어디서나 쉽게 대회를 열 수 있는 문화가 더 확장된다는 의미다.

 

 

마치 자동차 산업에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가 내연기관을 넘어 업계의 메인스트림으로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산업의 주류가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기존의 e스포츠가 가지고 있던 종목, 중계, 구단 과 같은 축을 이루는 대상들의 새로운 준비를 넘어 진화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과 같이 아직 진행 중인 변화이지만 기존의 아비투스를 넘어 새로워 져야만 한다.

 

 

게임 개발사는 종목 사로서의 책임을 새로 정의해야 하며, 중계사를 비롯한 각종 협회의 경우에도 기존의 방식과 형태에 매몰되지 않도록 문제들을 미리 예측하고 답을 찾지는 못할지라도 공론의 장을 끝없이 열어가야 한다. 상대적으로 이런 여러 페러다임의 변화 안에서 힘을 쓸 수 없는 구단들도 좀더 다양한 수익화 전략을 강구해 생존력을 강화해 나가야만 하는 현실인 것이다.

 

 

이런 누란지세의 형국에 국가에서 행하는 수 많은 e스포츠 및 게임산업 지원책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국가기관이라는 특성상 모든 현실의 속도를 맞출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개인적으로 국가 차원의 지원은 이런 속도전의 분야에 가능하면 뛰어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국가 차원의 지원은 바람에 흔들리는 트렌드가 아니라 변하지 않는 뿌리에 투자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e스포츠와 게임산업의 뿌리는 무엇일까? 두말 할 것도 없이 종목이자 게임이다. 2020년의 시점에 개인적으로 전세계 게임시장을 전반적으로 둘러보면 가장 무서우면서도 두려운 부분은 바로 e스포츠 종목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다. 여기서의 두려움은 고착화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틀을 깰 수 있는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는 것일까에 대한 두려움이다.

 

 

주기적으로 PC의 베그나 모바일의 클래시로얄과 같은 혁신이 발생하지만 이는 관계업 종사자 입장에서의 혁신인 것이지 비게이머나 e스포츠 유저의 입장에서는 혁신이 아닐 것이다. 추후 코로나 국면이 종료 되면 Zenly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게임 및 실제 스포츠와 연계하는 형태의 누가 봐도 새로운 혁신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새로운 것에 대한 과도한 갈망일 수 있다.

 

 

새로운 것을 갈망하면서도 지금의 아비투스를 바탕으로 새로움에 대한 경각심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지금에 충실하지 않으면 자동차 산업의 전철을 밝게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는 곳에서 이미 과거의 아비투스가 누적되는 현실임을 우리는 인식하고 발전해야 한다. 지금의 자동차의 폭과 길이의 기준 값이 과거의 마차인 것 처럼

 

 

가장 먼저 무엇이 제거되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으로 적절한 혁신의 방법을 찾아 낼 수 있다.

「 데이비드 버커스 」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석주원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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