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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노믹스/e스포츠칼럼

e스포츠와 실버종목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2021. 4. 23.

2012년 영국왕립학회는 냉각 기술의 등장을 식품공학의 역사상 가장 중요한 혁신으로 꼽았다고 한다. 식량 공급과 식품안전을 위해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발명 품이며 소비자의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냉각 기술의 가정화를 이룬 냉장고는 1930년대 극소수의 이용환경에서 지금은 대다수가 이용하는 기본적인 생활가전으로 백색가전의 대표주자가 되었다.

 

시작부터 무슨 냉장고 이야기인지 의아해 할 수 있다. 하지만 냉장고의 별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역할인 식량 공급 과정에서의 저장으로서의 역할과 식품안전의 역할을 앞으로는 게임과 e스포츠가 인류의 정신적인 부분에서 그렇게 해야 하기 때문에 전혀 동떨어져 보이는 냉장고와 게임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과의 관계와 소통까지 e스포츠가 주도하는 시대가 온다.

 

어린 시절 동내 할아버지이나 어른들이 옹기종기 모여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모습 할머니들이 화투를 치는 모습 명절마다 가족들이 윷놀이를 하는 모습을 대부분 기억 할 것이다. 지금은 어떤가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는가? 그 시절과 똑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우리가 나이를 먹으면 우리에게는 어떤 문화가 그 역할을 대신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어떤가 코로나로 이런 문화 자체가 디지털화 될 것이 자명하다. 그렇다면 지금의 20~40대 그리고 50대까지 과연 우리는 과거 어르신들이 하던 노인정과 같은 장소에서의 바둑이나 장기 화투를 대신하여 무엇을 하고 있을 것인가? 반드시 한번쯤은 아니 주기적으로 상상하고 현실화를 해야만 한다. 물론 지금의 상상보다 더 발전하여 AR, VR 그 이후의 컨텐츠가 나와 있을 것이다.

 

이제 수 많은 엄마들이 아빠들이 게임을 한다. 엄청난 과금을 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어머니 아버지들은 어려서부터 오락실을 경험했다. 이용하지 않았더라도 존재를 알고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제는 다양한 형태로 자식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플레이 한다. 아직은 어머니 세대에게 아버지들에게 게임은 쑥스러운 취미일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의 주류 문화 편입은 시대적 숙명이다.

 

앞으로는 남녀노소 모두를 포함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통해 다른 삶을 살게 되리라 확신한다. 인생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한다. 최소한의 오프라인의 역할은 남아 있겠지만 결국 온라인은 삶의 모든 부분에서 지금보다 더 지배적인 역할을 가지게 될 것이며 그 중심에 게임과 e스포츠가 굳건하게 자리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사회적인 분위기는 코로나로 촉발 된 비대면 문화와 1인 가구의 폭증 그리고 메타버스라는 시대의 트렌드가 만나 기존의 수많은 예측들 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게임에 위기감을 느낀 유럽 상위 축구 클럽들은 성공적이지는 않지만 슈퍼리그를 결성했으며 이는 새로운 문화의 확산에 대한 가장 적나라한 두려움의 발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문화는 한발 더 나아가 누구나 즐기는 게임이 있거나 없거나 가 아닌 몇 개씩은 즐기는 시대로 넘어갈 것이다. 동시에 단순하게 혼자서 즐기는 형태의 게임을 넘어 함께하고 서로를 보듬어주는 형태의 게임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지금도 많지만 앞으로는 더욱 공식적으로 게임 활동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삶이 늘어나고 이 영향은 e스포츠 분야에도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다.

 

혼자 사는 형태의 모든 인구도 외롭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롭지 않다는 이율 배반적인 생각은 이제 시대의 페러다임이다. 많은 사람들의 이런 생각을 현실로 만든 것은 앞에서 언급한 1인가구의 폭증과 세대 구성의 변화 코로나의 영향까지 다양하지만 이런 영향들은 궁극적으로 다양한 연령과 취향의 게임의 제작과 흥행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지금의 산악회나 맘카페와 같은 수 많은 형태의 커뮤니티가 미래에는 결국 앞에서 언급한 다양한 연령과 취향의 게임이 되고 거기서 발전하여 메타버스에 기반한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으로 통합이 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의 시점 앞으로의 시점에도 아주 큰 구멍이 하나 있다. 바로 고령화 된 사회를 대비한 게임과 e스포츠가 전무 하다는 사실이다.

 

고 연령의 게임과 e스포츠가 전무하지만 구축만 된다면, 항상 모두가 걱정하는 많은 문제들도 야기 하겠지만 그와 동시에 새로운 긍정적인 효과들을 무수하게 쏟아 낼 것이다. 추후 초 고령의 혼자 사는 인구들에 대한 생존 여부 확인부터 건강관리까지 이제 게임을 비롯한 e스포츠 커뮤니티가 온라인으로 모두 이루어 낼 것이라는 것이 쉽게 짐작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세상이 오겠지만 그런 세상을 위해 지금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고령화를 대비한 e스포츠 종목의 연구와 개발이다. 지금은 대부분의 e스포츠와 게임들에 대한 트렌드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여러 번 이야기 했지만 이는 당연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제 대한민국을 시작으로 전세계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나 스스로도 늙으면 무슨 게임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수 많은 사람들이 정말 다양한 게임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게임을 잘 할 수도 못 할 수도 있지만 나이를 먹는다면 내가 늙은 다음에도 지금 하는 게임들을 변함 없이 즐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어느 시점에는 누구나 반드시 시작 될 것이다. 방향은 이미 나와 있다. 저 연령부터 고 연령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제작하고 안정적으로 e스포츠 종목화하는 것이다.

 

이는 e스포츠 구단이나 관계자들은 지금으로서는 당장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다. 오로지 종목사인 게임 개발사들이 나서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버 세대를 위한 게임 자체는 대부분 기능성이라는 미명하에 연구되고 소통되고 있다. 있는 그대로 말하면 기능성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게임 중에 과연 지속 가능성 있는 재미를 보장하는 게임을 본적이 있는가?

 

나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본적이 없다. 그리고 실버 세대를 위한 게임은 기존의 e스포츠 시장에도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 스포츠의 경우에도 유소년 리그, 직장인 리그, 프로 리그, 다양한 리그는 있지만 결국 노화 문제로 인해 실버 리그가 있는 사례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실버 종목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끌어내기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우선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과거의 사례를 반면 교사 삼아 바둑, 장기, 체스, 화투, 포커 등 이미 세상에 구축되고 이용되어 왔던 사례를 면밀하게 분석하여 진일보한 형태로 디지털에 어울리는 새로운 바둑, 장기, 체스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성공만 할 수 있다면 특정 지역이나 연령대가 아니라 인류에게 새로운 첫 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노병은 결코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다.

「더글라스 맥아더」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석주원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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