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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노믹스/e스포츠칼럼

e스포츠의 새로운 유망주 대전격투게임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2021. 1. 15.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이 다이소라는 기업에 대해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야노 히로타케 다이소사장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명함을 내밀면 항상 사람들에게 헐값에 파는 전략의 회사라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 왔다고 한다. 그러면 야노 사장은 “100만 엔짜리 자동차는 싸구려지만, 100만 엔짜리 가구는 고급품이잖아요?”하면서 우리는 100엔짜리 고급품을 판다고 열변을 쏟는다고 한다.

 

 

다이소 창업자이기도 한 야노는 이런 식으로 싸우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다. 항상 열정이 넘쳤기 때문이다. 다이소는 경영 계획을 세우지 않는 회사로 유명하다. 하지만 상품 하나하나에 대해서는 철저한 계획을 가지고 제작한다. 100엔으로 100엔짜리 물건밖에 못 산다면 손님은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다이소는 다음과 같은 원칙에서 출발한다.

 

 

“100엔으로 이런 것도 살 수 있단 말이야?” 라는 생각이 드는 상품을 만들고 판매한다는 원칙이다. 다이소는 상품 가격이 결정이 나 있다. 100엔으로 어떻게 만들 것인가? 100엔에 팔아서 어떻게 이익을 낼 것인가? 이런 질문을 바탕으로 끝없는 연구와 지혜를 모아 지금의 다이소의 성공이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생각의 틀을 깰 수 있는 수준의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다.

 

 

전 세계에서 흔히들 대전격투 게임하면 올드 세대는 스트리트 파이터를 시작으로 버추어 파이터, 철권, 킹오브파이터, 소울칼리버, 길티기어까지 다양한 게임들의 계보가 술술 나올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이 없던 시절에 어떤 의미에서 오락실이라는 특화 된 공간에서 모르는 사람과 깊이 있는 근접 온라인 플레이 경험을 인류 최초로 가능하게 한 장르가 바로 대전격투게임 장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기술이 발달하면서 그리고 형태 자체가 고착화 되면서 2D, 3D의 차이가 있다 할지라도 결국은 수많은 다른 게임들의 발전의 속도에 뒤쳐지며 과거의 유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이미지를 대부분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철권을 비롯해 다양한 게임들이 e스포츠의 영역 안에서 살아 숨쉬며 아슬아슬하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대전격투게임과 유사장르로 볼 수 있는 슈퍼 스매시브라더스 얼티밋 같은 경우는 닌텐도가 지금이라도 e스포츠를 위한 기본적인 대회 진행 및 저작권에 대해 여러 부분에서 열린 자세만 보여주더라도 충분히 세계적인 e스포츠 종목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본편의 2,110만장 판매 이외에도 Wii U 버전 1,499만장, 대난투 1,332만장으로 엄청나다.

 

 

물론 이는 슈퍼 마리오 라는 IP 를 중심으로 닌텐도 계열 다양한 IP 들의 고유의 힘이 있겠지만 게임의 장르와 형태도 한 목 했다고 보여진다. 대전격투게임들이 e스포츠에 가장 어울리는 부분 중 하나인 짧고 빠른 시간제한이 바로 그것이다. 한 경기 한 경기의 호흡이 굉장히 짧고 단순한 HP바 하나에 집중하는 효과로 흐름의 파악이 용이하기 때문에 관람과 시청에 매우 유리하다.

 

 

그리고 게임의 형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대전격투게임이 그렇듯 그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동작들이 오가면서 다양한 역전 요소와 한대도 맞지 않는 퍼팩트 개념, 일반인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다양한 콤보까지, 보는 재미에 더해 명승부를 끌어낼 수 있는 요소들이 다양하게 잠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게임의 구성 단위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이 용이하다.

 

 

대결이 이루어지는 장소인 배경부터, 각각의 캐릭터들 그리고 그 캐릭터 들이 입고 있는 패션 요소와 장신구까지 게임이 흥하고 관심과 인기만 있다면 말 그대로 모든 부분에서 협찬이 가능하다. 그리고 앞에서 간단하게 언급한 빠른 회전율이라 말로 이 장르의 핵심이다. 경기 단위마다 중간 광고가 용이하며 앞으로의 코로나 국면에서도 많은 인원이 모이지 않고도 경기가 쉽게 가능하다.

 

 

그리고 1997년 이후 아케이드 시장의 위축으로 인한 시장감소가 지금의 대전격투게임의 붐을 꺾은 핵심 요인이었다면 앞으로는 코로나를 중심으로 한 비대면 국면과 5G 시대의 개막이 온라인 대전격투게임의 황금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대면 대회진행까지는 쉽게 이해가 되겠지만 5G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 할 수도 있다.

 

 

대전격투게임은 쉬워 보이지만 실력이 올라갈수록 디테일 한 조작이 필요한 게임이다. 원하는 시점과 타이밍에 원하는 반응속도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이런 부분 때문에 많은 회사가 온라인 실시간 e스포츠 형태에 도전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5G를 환경을 바탕으로 큰 규모에 속하는 서구, 일본, 한국의 3개의 대표기업이 대전격투게임에 출사표를 던지고 참전을 선언한 것이다.

 

 

중국이 주인이지만 미국회사인 라이엇게임즈의 프로젝트 L, 일본 사이게임즈의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한국의 넥슨과 일본의 아크시스템웍스가 함께 개발중인 던전앤파이터 듀얼이 바로 각국의 대표 대전격투게임자리를 노리고 시장에 뛰어 들었다. 가장먼저 발매중인 그랑블루판타지 버서스도 사실은 사이게임즈가 아크시스템웍스에게 하청으로 제작한 게임이다.

 

 

그리고 사이게임즈의 발주로 아크시스템웍스가 개발한 그랑블루판타지의 평가가 DLC과금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게임의 핵심적인 부분에서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기에 이를 본 넥슨이 과감하게 아크시템웍스에 던전엔파이터 듀얼의 하청을 주게 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아크시스템웍스가 게임은 재미있게 만들지 몰라도 e스포츠 영역에서의 연계는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

 

 

결국 넥슨과 사이게임즈의 대전격투게임은 나오는 캐릭터가 다를 뿐이지 대부분의 게임구성이 비슷하리라는 부분은 쉽게 예측 할 수 있다. 이제 라이엇게임즈가 만들고 있는 프로젝트 L 은 어떤 모습일지 살펴보자. 프로젝트 L 2019년 라이엇게임즈가 리그오브레전드 10주년 행사에서 공개한 2.5D 대전격투게임이다. 리그오브레전드 세계관에 등장하는 챔피언들이 1:1로 대결을 펼친다.

 

 

앞에서 언급한 3가지 게임이 개인적으로 대전격투게임의 미래를 모두 짊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3게임 모두 아트적인 부분에서는 절대적으로 모두에게 찬사를 받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유료화의 부분에서는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것이다. 3개의 게임모두 5G 기술 환경의 발달로 각종 e스포츠 대회를 비롯한 사람간 대결에서도 재미있는 경기가 진행 될 것이다.

 

 

개인전의 아쉬움도 과거 다른 대전격투게임에서 보여준 실시간 태그방식이나 3인 단위로 팀을 꾸리고 순서를 정해 플레이를 하는 형태로 알차고 재미있는 구성의 대회진행도 용이하리라 생각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뉴트로라는 시대적 흐름에도 부합한다. 2000년대 이후 출생한 대부분이 스트리트파이터, 버추어파이터, 철권, 사무라이쇼다운, 소울칼리버, 킹오파 등을 해본 적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사골이라고 맹목적으로 비난하고 시작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누가 보면 사골이지만 내가 보기엔 사골이 아니다. 미국의 아마존 마켓에서는 한국의 호미가 인기를 끌고 있고 호랑이가 새겨진 이불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이것도 사골인가? 아무도 이것을 사골이라고 하지 않는다. 게임도 이제 역사가 쌓였고 과거세대의 경험이 미래세대에겐 최초다.

 

 

과거의 장르가 새롭게 탄생하고 리뉴얼 되어 새로운 세대에게 이어지고 전파된다면 나는 이걸 장르의 진화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그랑블루판타지 버서스의 영상만 보아도 왜 이것이 진화인지 실감 할 수 있다. 제작자들도 바보가 아니다. 단순하게 재탕을 해서 한 목 해보겠다는 접근은 장기적으로 망한다. 결국은 장인정신과 작품성이 있어야 오래 간다. 모든 장르가 그렇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꿈을 이루지 못하는 한가지 이유는,

그들이 생각을 바꾸지 않고 결과를 바꾸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존 맥스웰」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석주원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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