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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노믹스/e스포츠칼럼

e스포츠 종목사의 체계적인 구단 지원의 필요성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2021. 3. 19.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모두 태어나서 한번쯤은 어묵을 먹어 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어묵이라는 음식을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만두의 경우에는 여러 학설이 있지만 삼국지 제갈량이 만들었다는 학설이 사람들에게 가장 유명하듯이 어묵 또한 그러하다. 지금부터 약 2200년전 힘으로 천하통일을 이룬 진시황의 요리사가 만든 음식이 바로 어묵이다.

 

 

진시황은 입맛이 아주 까다로운 것은 물론이고 어육은 좋아하면서도 물고기 가시를 무척 싫어했는데 진시황이 식사를 하다가 생선 가시가 씹히면 만든 주방장은 항상 참수에 처해졌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그렇게 수많은 요리사들이 운명을 달리하고 죽음이 두려워 살아남기 위한 연구가 생선 살을 모아 경단을 만드는 것이었고 이것이 어묵의 시초로 이야기되며 민간에 전해지게 된다.

 

 

지금 시중에 있는 수많은 유명게임의 종목사가 이 진시황의 행태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유저들이 더 뛰어난 프로게이머들이 자신들의 종목인 게임을 플레이 하기 원하면서도 정작 주방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수많은 구단들은 살아남을 방법이 없어 각종 SNS와 게시판에 후원을 요청하는 글들이 수시로 올라오고 방황하는 선수들을 쉽게 볼 수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읽고 종목 운영 사는 땅 파서 장사하냐는 생각을 하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방향이 많이 틀린 부분이 있다. 그 이유는 라이엇, 블리자드, 펍지, 벨브, EA, 슈퍼셀, 넥슨, 네오플 등 수많은 종목을 운용하는 회사들은 이미 수익적으로 안전한 상태에 있는 것이 확실한 회사들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국내 업체들은 끝이 안보이는 연봉인상 대결을 진행 중이다.

 

 

이런 종목사의 수익이나 회사 상황은 이미 누구나 살짝 만 검색해봐도 알 수 있는 상황이다. 크레프톤 같은 경우는 수백억을 주고 인도 노드워 게이밍을 인수하고 앞으로도 남아시아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e스포츠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고 대한민국에서는 말 그대로 욕을 안 먹을 수 있을 정도에 미치지도 못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라면 그런 이야기가 가능했을 수도 있다. 한국 시장은 작아서, 한국에서는 안돼서 하지만 이제 이런 이야기는 모두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쿠팡이 100조이야기가 나오는 미국 상장으로 결과를 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갑자기 악덕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마켓컬리 조차도 미국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의 e스포츠 시장도 충분히 저렇게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앞에서 언급한 수많은 종목사에게 갑자기 돈을 뿌리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물론 그들도 지금 각자의 사정이 충분하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한다. 한국에 본사가 있던 해외에 본사가 있던 가장 손쉬운 방법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면 된다. e스포츠 구단이 돈을 버는 3가지 기본 모델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스폰서십, 우승상금, 선수이적 3가지 길을 하나의 방법으로 강화하면 된다.

 

 

바로 상금을 강화하는 거다. 상금을 강화하면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선수와 구단의 인프라가 안정화된다. 그러면 유명세를 얻은 선수와 팀들은 더 쉽게 큰 회사의 스폰서십 유치가 가능해지고 더 많은 영역에서 게임의 주인인 종목사에도 그 과실이 돌아간다. 또한 프로게이머 선수들 개개인도 결과에 따라 더 큰 커리어를 얻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리그오브레전드와 도타2와 같이 특정 장르의 패권을 한두 회사가 가져가지 못한 FPS장르에서의 혁신이 먼저 필요하다. 전세계 게임계의 주요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이 종목부터 혁신의 롤 모델 역사가 완성된다면 세계 e스포츠의 방향이 더 건강해 지리라 확신한다. 베그, 옵치, 발로란트, 카스, 레식, 콜오브듀티, 서든어택 하나의 장르에 수많은 성공작이 있다.

 

 

한국에서 진행중인 게임회사들의 연봉상승 대결과 같이 앞에서 언급한 수많은 FPS 게임들도 상금을 올리는 대결을 펼쳐야 할 시점이다. 유비소프트의 레인보우 식스의 경우 글로벌에서 33억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6천만원 규모의 대회가 진행된다. 물론 같은 장르의 콜오브듀티 글로벌 대회의 49억에는 부족하지만 모두 도타2 대회상금인 433억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회사 돈을 가져다가 상금을 올리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세계 유수의 슈팅게임 상금을 모두 합쳐도 도타2 하나를 당해내지 못하는 이 상황은 더 큰 e스포츠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 분명한 문제라는 부분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도타2와 동일하거나 더 진화된 형태로 게임내부의 일부 수익모델을 대회와 연동하여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상금을 만들게 발전시켜야 한다.

 

 

이러면 게임개발사인 회사도 살고 대회의 규모와 스케일도 동시에 커질 수 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선수의 보호를 위한 구단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해가 지날수록 데이터가 쌓이고 구단의 역량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럼 지금처럼 주먹구구식의 구단 지원만으로는 미래가 없다. 종목과 구단이 유기적 연계로 모든 지속가능성을 극대화 해야 한다.

 

 

지금 라이엇이 보여주고 있는 선수 중심의 생태계 구성도 방향은 옳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과거 블리자드가 범했던 우를 또다시 범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LOL 이 워낙 안전한 상태라 지금처럼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겠지만 e스포츠의 역사가 발전하여 어느 순간에 종목이 아닌 구단들의 힘이 다양하게 강해지는 날이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여러 슈팅게임들이 도타의 모델을 받아들여 상금의 규모를 혁신적으로 늘리고 여러 대회의 결과에 따른 수익의 분배가 각 구단에게까지 체계적으로 투명하게 흘러 공유된다면 구단의 안정적인 운영이 성사되고 구단을 구성하는 선수들과 감독 및 코치, 사무국의 여러 지원인력들의 고용도 더욱 안정화될 것이며 스폰서십과 지원을 찾아 SNS를 헤매는 구단과 선수들도 줄어들 것이다.

 

 

위와 같은 이상적 이야기를 가난한 종목사는 실행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부유한 종목사 조차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수많은 프로게이머 지망생들과 그들을 위해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수많은 중소규모부터 대규모까지의 e스포츠 구단들을 무시하고 외면한다면 e스포츠가 더 많은 산업들과 융합하여 스포츠를 대체하는 속도는 매우 늦어질 것이다.

 

 

한때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MCN들이 생겨나고 옥석이 가려진 것과 같이 앞으로도 수 많은 e스포츠 종목들이 생겨나고 구단들이 창설되는 과정에서 종목사는 궁극적으로 해당 종목에 인생을 걸고 투신 할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미래를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미래는 게임의 미래도 밝게 하여 해당 게임의 생명력도 극대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무릇 보통 사람은 자기보다

열 배 부자에 대해서는 욕을 하고,

백 배 부자에 대해서는 무서워하며,

천 배가 되면 그 사람 일을 해주고,

만 배가 되면 그 사람 노예가 된다.

이것이 사물의 이치다.

 

 

「 사마천 사기 <화식열전>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석주원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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